재판·양형

형법 법정형이 가르는 재판 방식, 단독·합의부·국민참여재판

·읽는 데 약 6분 ·형사전문변호사 송블리

공소장을 받아들고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보통 두 가지입니다. 재판이 언제 열리는지, 그리고 판사가 몇 명인지. 사실 그 답은 죄명 옆에 적힌 조문 안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형법 조문은 구성요건 다음에 법정형이 옵니다

수사기관 서류를 처음 받으면 죄명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앞으로 재판이 어떻게 굴러갈지는 죄명이 아니라 조문에서 먼저 드러납니다. 조문은 대개 두 덩어리로 읽습니다. 앞은 어떤 행위를 처벌하는지 정한 구성요건, 뒤는 그 행위에 어느 범위의 형을 매길 수 있는지 정한 법정형입니다.

절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때 성립하고(형법 제329조),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기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때 성립하며(제347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살인은 사람을 살해한 때 성립하고(제250조 제1항), 사형이나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세 조문을 나란히 두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앞의 둘은 벌금형을 고를 수 있고 징역의 하한이 따로 없습니다. 마지막은 하한이 5년으로 박혀 있습니다. 형사전문변호사가 사건을 처음 볼 때 조문의 하한부터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하한이 재판부 구성과 절차 전체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형법 법정형이 단독재판과 합의부를 가릅니다

1심 형사재판은 판사 한 명이 심리하는 단독재판과 판사 세 명이 심리하는 합의부 재판으로 나뉩니다. 기준은 사건의 인상이나 피해 규모에 대한 느낌이 아니라 법에 적힌 형의 범위입니다. 사형, 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이 원칙적으로 합의부 관할입니다. 다만 법률이 따로 빼놓은 예외가 있어서, 하한이 1년 이상이어도 단독판사가 맡는 죄명이 존재합니다.

  • 법정형에 벌금형이 함께 규정된 죄: 대체로 단독재판
  • 징역형의 하한이 1년 이상으로 정해진 죄: 원칙적으로 합의부
  • 법률이 예외로 지정해 둔 일부 죄: 하한이 높아도 단독판사
  • 단독 관할이어도 사안이 중하면 법원 결정으로 합의부에 회부(재정합의)

확인 방법은 간단합니다. 사건번호에 '고단'이 붙으면 단독, '고합'이 붙으면 합의부입니다. 재판부 구성이 달라지면 공판 간격, 증인신문 분량, 양형자료를 제출할 기회의 수가 함께 달라집니다. 합의부 사건은 구속 여부가 먼저 쟁점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구분주로 가는 사건재판부놓치면 안 되는 기한
단독재판벌금형 선택이 가능하거나 징역 하한이 낮은 사건판사 1명판결 선고일부터 7일 내 항소
합의부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 징역·금고 사건(예외 있음)판사 3명판결 선고일부터 7일 내 항소
국민참여재판합의부 관할 대상사건 중 피고인이 원하는 사건판사 3명 + 배심원공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7일 내 의사확인서
약식절차벌금·과료·몰수로 처리 가능한 사건서면심리약식명령 고지일부터 7일 내 정식재판 청구

국민참여재판은 의사 확인 기한이 짧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이 참여하는 1심 재판입니다. 대상은 합의부 관할 사건을 중심으로 정해져 있고, 피고인이 원하지 않으면 열리지 않습니다. 법원은 공소장 부본을 보내면서 참여재판을 원하는지 묻는 서면을 함께 보냅니다. 이 서면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안에 내야 합니다.

희망한다고 반드시 열리는 것도 아닙니다. 법원은 사정에 따라 배제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배심원의 평결은 재판부를 구속하지 않고 권고적 효력을 가집니다. 그래서 선택의 기준은 분위기가 아니라 쟁점의 성격입니다. 사실관계 자체를 다투는 사건인지, 혐의는 인정하고 양형만 다투는 사건인지에 따라 유불리가 갈립니다.

약식명령을 받았을 때 따져볼 것

벌금·과료·몰수로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은 검사가 공소제기와 함께 약식명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정에 나가지 않고 서류 심리만으로 끝나기 때문에 부담이 적습니다. 대신 자기 입장을 법정에서 말할 기회는 없습니다.

약식명령에 불복하려면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그 기간이 지나면 확정되고,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전과 기록 문제나 자격 제한이 걸린 직업이라면 이 7일이 실질적인 분기점이 됩니다.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무거운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합니다. 벌금이 징역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조정될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다툴 쟁점이 무엇인지, 무죄를 구하는지 감액을 구하는지 먼저 정리하고 들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보석은 재판 방식과 따로 움직입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면 재판 방식과는 별개로 보석을 검토하게 됩니다. 보석은 청구가 있으면 허가하는 것이 원칙이고, 법에 정해진 제외사유가 있을 때 허가하지 않습니다. 사형·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주거가 분명하지 않은 때, 피해자나 참고인에게 해를 가할 염려가 있는 때 등이 여기 속합니다.

제외사유에 해당하더라도 법원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면 직권이나 청구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형사전문변호사가 보석 단계에서 준비하는 자료는 대체로 비슷합니다. 주거와 직업을 뒷받침하는 서류, 피해회복 경과, 출석을 담보할 신원보증 관련 자료입니다. 증거인멸 염려를 지우는 소명이 특히 비중 있게 다뤄집니다.

재판 방식은 고를 수 있는 부분과 이미 정해진 부분이 섞여 있습니다. 조문과 기한을 먼저 읽어두면 선택지가 분명해집니다. 공소장이나 약식명령을 받아둔 상태라면 형사전문변호사 송블리에서 사건번호와 조문부터 함께 정리해 보셔도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내 사건이 단독인지 합의부인지 미리 알 수 있나요

적용된 조문의 법정형 하한을 보면 대체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면 원칙적으로 합의부 관할입니다. 다만 법률이 예외로 지정한 죄명은 하한이 높아도 단독판사가 맡습니다. 공소가 제기되면 사건번호의 고단·고합 표기로 확정적으로 확인됩니다.

국민참여재판은 신청하면 무조건 열리나요

아닙니다. 대상사건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희망해야 하며, 그 경우에도 법원이 배제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희망 여부를 적는 서면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제출해야 합니다. 배심원 평결은 권고적 효력을 가지므로 재판부가 다른 결론을 낼 수도 있습니다.

약식명령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합니다. 벌금이 징역으로 바뀌는 일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달라질 여지는 있습니다. 청구 기한은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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