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업범죄

금융범죄 수사,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권리부터 확인하세요

·읽는 데 약 6분 ·형사전문변호사 송블리

회사 계좌와 법인 서버가 압수수색을 당했고, 며칠 뒤 출석요구서가 왔습니다. 혐의는 사기 또는 횡령·배임. 이런 사건에서 첫 조사 한 번이 사건 전체의 틀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틀을 흔들 수 있는 도구가 형사소송법 안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금융범죄 사건은 왜 '서류'가 먼저 움직이나

기업형 사기나 횡령·배임 사건은 피해자 진술 하나로 시작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계좌 거래내역, 회계장부, 전자결재 기록, 메신저 대화, 이메일이 먼저 확보되고 그 다음에 사람이 불려옵니다. 수사기관은 이미 숫자의 흐름을 그려 놓은 상태에서 질문을 던집니다.

그래서 조사실에서 나오는 질문은 "그 돈을 왜 썼느냐"가 아니라 "이 날짜의 이 송금이 무엇이냐"처럼 구체적입니다. 답변을 준비 없이 하면 기억에 의존한 추정이 조서에 남고, 나중에 서류와 어긋나면 그 자체가 불리한 정황으로 쌓입니다.

형사전문변호사가 출석 전에 먼저 하는 일도 비슷합니다. 혐의 사실의 구조를 먼저 파악하고, 어떤 자료가 이미 수사기관 손에 있는지를 추정한 뒤, 그에 맞춰 답변의 범위와 순서를 정합니다. 숫자 사건에서 즉흥적인 답변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이 피의자에게 주는 네 가지 도구

형사소송법은 수사 단계의 피의자에게 구체적인 권리를 명시해 두었습니다. 알고 쓰면 작동하고, 모르면 그냥 지나갑니다. 금융범죄 사건에서 실제로 쓰임새가 큰 것은 다음 네 가지입니다.

  • 진술거부권: 신문 전에 고지받습니다. 전부 침묵할 수도 있고, 특정 질문에만 답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거부했다는 사실 자체를 유죄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 변호인 참여권: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이 함께 들어갈 수 있습니다. 부당한 질문 방식이나 유도신문에 이의를 제기하고, 신문 중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 조서 열람·정정 요구권: 조서를 읽고 사실과 다른 부분의 추가·삭제·변경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서명·날인 전에 끝내야 의미가 있습니다.
  • 압수수색 참여권과 영장 제시 요구: 집행 현장에서 영장을 제시받고, 압수 목록을 교부받으며,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전자정보는 원칙적으로 혐의 사실과 관련된 범위로 선별해 압수해야 합니다.

특히 기업 사건에서는 네 번째가 결정적일 때가 있습니다. 서버나 업무용 PC를 통째로 이미징한 뒤 혐의와 무관한 자료까지 들여다본 경우, 그 범위를 넘어선 자료의 증거능력이 다퉈질 수 있습니다. 선별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았는지, 참여권 포기서에 어떤 경위로 서명했는지가 나중에 쟁점이 됩니다.

형사소송법으로 본 구속 갈림길: 영장실질심사

금융범죄는 피해 규모가 커지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비율이 올라갑니다. 다만 금액 하나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범죄의 중대성과 더불어 도망할 염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지입니다.

영장이 청구되면 피의자는 판사 앞에서 직접 의견을 말하는 심문 절차를 거칩니다. 이른바 영장실질심사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혐의 자체를 길게 다투기보다, 왜 불구속 상태로도 수사가 가능한지를 설득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 주거와 가족관계가 안정되어 있다는 자료(등본, 재직·사업 자료)
  • 출국 계획이 없고 여권 제출 등 조건에 응하겠다는 의사
  • 회계자료·전산자료가 이미 수사기관에 확보되어 인멸할 대상이 남지 않았다는 점
  • 피해 회복이 진행 중이라면 그 경과를 보여주는 객관 자료
  • 공범·직원 등 관계자와 접촉하지 않겠다는 구체적 약속

구속이 되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구속적부심을 청구해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다시 판단받을 수 있고, 기소 이후에는 보석 청구가 가능합니다. 각 절차마다 제출할 자료의 성격이 조금씩 다릅니다.

수사 단계별로 결정되는 것

같은 사건이라도 어느 단계에 서 있느냐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다릅니다. 지나간 단계에서 놓친 것을 뒤에서 복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단계결정되는 것이 단계의 주된 수단
압수수색·입건혐의 사실의 뼈대와 확보 자료 범위영장 범위 확인, 압수목록 교부, 선별 절차 참여
피의자신문조서에 남는 사실관계와 고의 인정 여부변호인 참여, 진술거부권 행사 범위 조정, 조서 정정
영장 청구구속·불구속실질심사 의견서, 도주·증거인멸 염려 해소 자료
송치·기소 판단기소 여부와 적용 법조의견서 제출, 피해 회복 자료, 금액 산정 반박
공판유무죄와 양형증거능력 다툼, 증인신문, 양형자료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다가 공소가 제기된 경우, 고소인 쪽은 항고와 재정신청이라는 경로를 밟기도 합니다. 반대로 피의자 쪽은 불기소를 이끌어낼 마지막 지점이 송치 전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시점이 지나면 다툼의 무대가 법정으로 옮겨가고, 비용과 시간이 전혀 다른 차원이 됩니다.

금융범죄 조사에서 자주 어긋나는 세 가지

첫째, 금액을 눈대중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횡령·배임 사건에서 이득액이나 손해액은 법정형을 가르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정산되지 않은 가지급금, 상계될 채권, 실제로 회사에 귀속된 부분까지 섞인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후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둘째, 고의와 권한 문제를 뭉뚱그려 답하는 것입니다. "대표라서 그냥 썼다"는 식의 답변은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는 쪽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내부 결재 관행, 이사회 또는 주주 동의 여부, 반환 의사와 실제 반환 내역을 구분해 설명해야 합니다.

셋째, 직원이나 동업자와 말을 맞추는 일입니다. 증거인멸이나 위증 교사라는 별개 혐의로 번지기 쉽고, 구속 사유로도 직결됩니다. 기억이 다르면 다른 대로 각자 사실을 말하고, 객관 자료로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사 구조가 바뀌면서 조사 주체와 절차 운용도 조정되는 중입니다. 다만 피의자가 쓸 수 있는 형사소송법상 권리의 뼈대는 그대로입니다. 출석요구서를 받았거나 압수수색이 이미 진행됐다면, 형사전문변호사 송블리에 사건 경위와 받은 서류 내용을 정리해 물어보세요. 지금 단계에서 먼저 챙겨야 할 자료와 답변의 범위를 함께 짚어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경찰 조사에 변호인이 같이 들어갈 수 있나요

형사소송법은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이 참여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신청하면 원칙적으로 참여가 허용되고, 신문 과정에서 부당한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조사 중 필요하면 변호인과 상의할 시간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참여가 제한된다면 그 사유를 조서에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 서버를 통째로 압수해 갔는데 다툴 수 있나요

전자정보는 혐의 사실과 관련된 범위로 선별해 압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저장매체를 외부로 반출해 분석하는 경우에도 선별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합니다. 영장에 적힌 혐의와 무관한 자료까지 확보해 사용했다면 증거능력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압수목록과 참여권 관련 서류를 꼭 보관해 두세요.

횡령 금액을 수사기관이 계산한 대로 인정해야 하나요

인정할 의무는 없습니다. 금융범죄에서 이득액이나 손해액 산정은 적용 법조와 양형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분이라 다툼의 여지가 큽니다. 가지급금 정산분, 실제 회사에 귀속된 지출, 상계 가능한 채권 등은 별도로 정리해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숫자는 주장이 아니라 거래 자료로 반박해야 받아들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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