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체포·구속

고소장 쓰는 법, 각하·혐의없음을 가르는 기재 항목

·읽는 데 약 6분 ·형사전문변호사 송블리

피해를 입은 건 분명한데, 막상 빈 종이를 앞에 두면 어디서부터 적어야 할지 막막합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고소장에 무엇을 어떤 순서로 적었느냐에 따라 수사가 열리기도 하고, 조사 한 번 없이 각하로 끝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소장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아니라 '처분을 받아내기 위한 서류'로 접근해야 합니다.

고소장 쓰는 법은 처분에서 거꾸로 생각합니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사건은 결국 하나의 처분으로 끝납니다. 기소, 약식기소, 기소유예, 혐의없음, 각하, 공소권없음. 어떤 처분이 나오느냐는 수사 말미에 결정되지만, 그 갈림길의 상당 부분은 고소장 첫 장에서 이미 정해집니다.

수사관이 고소장을 읽을 때 확인하는 건 단순합니다. 이 글에 적힌 사실이 그대로 다 맞다고 가정했을 때, 죄가 되는가. 죄가 된다면 어느 조문인가. 그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가. 이 세 가지가 보이지 않으면 사건은 시작부터 무게를 잃습니다.

형사전문변호사가 고소장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도 분량이나 표현이 아니라 구성요건입니다. 감정이 담긴 서술은 길어도 처분을 바꾸지 못하지만, 날짜 하나와 계좌이체 내역 한 장은 혐의없음과 기소를 가릅니다.

범죄사실은 시간순으로, 한 문단에 한 행위씩

고소장의 핵심은 '고소 취지'와 '범죄사실' 두 칸입니다. 나머지는 형식입니다. 범죄사실은 소설처럼 배경부터 풀지 말고, 사건이 벌어진 순서대로 끊어서 적습니다. 한 문단에 하나의 행위만 담으면 수사관이 그 문단마다 증거를 붙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관계, 그리고 언제부터 알게 되었는지
  2. 문제 된 행위가 있었던 날짜와 장소 (몇 년 몇 월 며칠, 어디서)
  3. 피고소인이 한 말과 행동을 가능한 한 당시 표현 그대로
  4. 그 말을 믿고 고소인이 무엇을 했는지 (돈을 보냈는지, 물건을 넘겼는지)
  5. 그 결과 생긴 피해의 내용과 금액
  6. 이후 연락·요구·거부 과정과 현재 상태
  7. 해당 행위가 어떤 죄에 해당한다고 보는지와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

날짜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면 '2026년 3월경'처럼 적고, 특정이 가능한 근거를 덧붙입니다. 추측으로 날짜를 단정했다가 나중에 객관 자료와 어긋나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적는 쪽이 안전합니다.

고소 취지에는 '피고소인을 사기죄로 고소하니 처벌해 달라'처럼 죄명과 처벌 의사를 분명히 씁니다. 죄명이 틀려도 수사기관이 법률 적용을 다시 하지만, 고소인이 어떤 행위를 문제 삼는지는 스스로 특정해 주어야 합니다.

증거는 본문에 끼워 넣지 말고 목록으로 붙입니다

증거를 설명 사이사이에 길게 인용하면 읽는 사람이 흐름을 놓칩니다. 범죄사실 본문에는 '증 제3호증 계좌이체 내역'처럼 번호만 달고, 뒤에 증거목록을 따로 만듭니다. 목록에는 번호, 제목, 그 자료가 무엇을 증명하는지를 한 줄로 적습니다.

  • 대화 기록은 캡처보다 원본 파일 전체를 함께 제출하는 편이 낫습니다. 앞뒤가 잘린 캡처는 다툼의 빌미가 됩니다.
  • 송금·결제 내역은 은행에서 발급한 거래내역서로 받아 두면 금액과 시각이 함께 남습니다.
  • 녹음이 있다면 녹취록까지 만들어 두는 쪽이 조사 진행이 빠릅니다.
  • 목격자가 있으면 이름과 연락처, 그 사람이 본 장면을 한 줄로 적어 둡니다.
  • 삭제 가능성이 있는 영상·게시물은 보존 요청과 함께 캡처 시각이 드러나게 저장합니다.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분량만 늘리면 오히려 각하 사유에 가까워집니다. 지금 있는 자료로 어디까지 입증되는지, 어디부터는 수사기관의 영장이 필요한지를 구분해서 쓰는 것이 실제로는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접수처와 접수 뒤 흐름

고소장은 피고소인의 주소지나 범죄지를 관할하는 경찰서 민원실에 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우편 접수도 됩니다. 검찰청에 직접 낼 수도 있으나, 상당수는 경찰로 내려가 수사가 진행됩니다. 어디에 내든 고소인 조사가 먼저이고, 그다음이 피고소인 조사입니다.

경찰은 수사 결과에 따라 송치 또는 불송치를 결정합니다. 불송치 통지를 받으면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가 받아들여지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갑니다. 검찰 단계에서 최종 처분이 나오는데, 이때 이름이 붙는 것이 아래 유형들입니다.

처분어떤 경우에 나오나고소인 입장에서의 의미
기소(구공판)혐의가 인정되고 정식 재판이 필요한 경우법정에서 유무죄와 형이 가려집니다
약식기소벌금형이 적당하다고 판단된 경우서면 심리로 벌금 명령이 내려집니다
기소유예혐의는 인정되나 정상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경우처벌은 없지만 혐의 자체가 부정된 것은 아닙니다
혐의없음증거가 부족하거나 죄가 되지 않는 경우불복하려면 항고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각하고소 내용만으로 혐의가 없음이 명백하거나, 고소권이 없거나, 같은 사건을 다시 고소한 경우 등실질 수사 없이 종결되므로 보완이 필요합니다
공소권없음처벌불원 의사, 공소시효 완성, 친고죄 고소기간 도과, 피의자 사망 등사실관계와 무관하게 절차상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불기소 처분에 불복하려면 처분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항고해야 합니다. 항고가 기각되면 재정신청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쪽은 기간이 더 짧습니다. 날짜 계산을 놓치면 내용과 무관하게 길이 닫히므로, 통지서를 받은 날을 먼저 적어 두십시오.

각하와 공소권없음은 고소장 단계에서 피할 수 있습니다

각하는 수사를 해 보지도 않고 끝나는 처분입니다. 고소 내용 자체가 죄가 되지 않거나, 같은 사실로 이미 불기소된 적이 있는데 새로운 증거 없이 다시 냈거나, 고소인이 조사에 응하지 않아 사실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구성요건에 맞춰 사실을 적고 조사에 성실히 응하면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

공소권없음은 더 아쉽습니다. 시효가 지났거나 친고죄의 고소기간을 넘긴 경우라면 내용이 아무리 분명해도 처벌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오래된 일을 문제 삼으려 한다면, 고소장을 쓰기 전에 그 죄의 시효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하나 더. 고소장에 확신 없는 사실을 단정적으로 적었다가 피고소인으로부터 무고로 역고소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추측은 추측으로, 들은 이야기는 들은 이야기로 적는 것이 결국 고소인을 지킵니다.

고소장 쓰는 법을 고민하는 단계라면 이미 사실관계는 머릿속에 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을 수사기관이 읽는 순서대로 재배열하고, 어떤 처분까지 내다보고 쓸지 정하는 일이 남았을 뿐입니다. 형사전문변호사 송블리에서 사건 내용을 정리해 두면, 지금 자료로 어느 항목을 보강해야 하는지부터 함께 짚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고소장 양식 없이 자유롭게 써도 되나요?

정해진 서식을 반드시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고소인·피고소인 인적사항, 고소 취지, 범죄사실, 증거자료, 작성일과 서명은 들어가야 합니다. 경찰서 민원실이나 각 기관 홈페이지에 표준 서식이 있어 그대로 쓰면 빠뜨릴 항목이 줄어듭니다.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범죄사실이 날짜·장소·행위 단위로 특정되어 있는지입니다.

고소가 각하되면 그걸로 끝인가요?

끝은 아닙니다. 각하도 불기소 처분의 하나이므로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내용을 그대로 다시 내면 또 각하될 가능성이 큽니다. 새로운 증거를 보태거나, 처음에 빠졌던 행위 부분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다시 구성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기소유예가 나오면 상대방은 전과가 남나요?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라 형벌이 부과되지 않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과 기록으로는 남지 않습니다. 다만 수사경력자료에는 남아 일정 기간 보존됩니다. 고소인 입장에서는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이므로, 불복하려면 항고 기간 안에 움직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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