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형법 준강간죄, 구성요건과 법정형 읽는 법

·읽는 데 약 6분 ·형사전문변호사 송블리

경찰에서 준강간 혐의로 출석하라는 연락을 받으면, 가장 먼저 찾아보는 것이 조문입니다. 그런데 형법 조문 한 줄만 읽어서는 내 사건이 어느 칸에 들어가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죄명이 하나처럼 보여도, 행위 유형과 가중 사유에 따라 적용 조문과 법정형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형법이 성범죄를 나누는 세 개의 축

성범죄 조문은 세 가지 축으로 짜여 있습니다. 첫째는 행위의 종류입니다. 간음인지, 유사한 성적 침해인지, 추행인지에 따라 강간죄·유사강간죄·강제추행죄로 갈립니다.

둘째는 수단입니다. 폭행이나 협박을 썼는지, 상대방이 이미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였는데 그것을 이용했는지, 위계나 위력을 썼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집니다. 준강간·준강제추행은 이 두 번째 축에서 갈라져 나온 유형입니다.

셋째는 결과와 신분입니다. 상해나 사망이라는 결과가 더해지면 결과적 가중범 조문으로 올라가고, 흉기 소지·합동·친족관계·주거침입 같은 사정이 붙으면 특별법으로 넘어갑니다. 형사전문변호사가 사건기록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수사기관이 이 세 축 중 어디를 근거로 죄명을 적었는지입니다.

준강간죄의 구성요건을 쪼개서 읽기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문장은 짧지만, 쟁점은 네 조각으로 쪼개집니다.

  • 상태: 피해자가 사건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가. 음주량, 블랙아웃 주장, 수면 여부가 여기서 다퉈집니다.
  • 이용: 그 상태를 이용해 행위에 나아갔는가. 상태가 인정돼도 '이용'이 별도로 심리됩니다.
  • 행위: 간음인가 추행인가. 어느 쪽이냐에 따라 적용되는 법정형의 기준 조문이 달라집니다.
  • 고의: 상대가 그런 상태라는 점을 인식했는가. 피의자가 동의가 있었다고 믿었다는 주장은 이 지점에서 검토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길게 다퉈지는 조각은 첫 번째와 네 번째입니다. 기억이 끊겼다는 진술만으로 곧바로 항거불능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도 당시 대화 내용·이동 경로·행동의 일관성 같은 객관 자료로 뒷받침돼야 설득력을 갖습니다.

법정형은 '준하는 조문'을 따라 읽습니다

준강간·준강제추행 조문에는 별도의 형량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간음이면 강간죄, 유사한 행위면 유사강간죄, 추행이면 강제추행죄의 예에 따르도록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정형을 알려면 기준이 되는 조문을 함께 봐야 합니다.

죄명행위 유형법정형
강간폭행·협박으로 간음3년 이상의 유기징역
유사강간구강·항문 등에 대한 유사 성행위2년 이상의 유기징역
강제추행폭행·협박으로 추행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
준강간·준강제추행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 이용위 각 죄의 예에 따름
강간등 상해·치상상해 결과 발생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강간등 치사사망 결과 발생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미수가 인정되면 형을 감경할 수 있지만, 감경은 재량이지 당연한 결과가 아닙니다. 상해나 사망이라는 결과가 더해지는 순간 하한이 크게 올라간다는 점은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벌금형 선택지가 사라지는 구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성폭력처벌법으로 넘어가는 경우

같은 행위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이 붙으면 특별법이 적용되고, 법정형의 하한이 올라갑니다. 고소장이나 수사보고서에 적힌 죄명이 '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시작한다면 어떤 가중 사유가 붙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지녔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한 경우
  • 주거·건조물 등에 침입하거나 야간에 사람이 있는 곳에서 범한 경우
  •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을 상대로 한 경우
  •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 13세 미만을 상대로 한 경우
  • 카메라 등 촬영, 촬영물 유포,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등 별도 조문이 있는 유형

가중 사유가 하나 붙는지 여부로 구속 여부, 구공판 여부, 선고형의 폭이 전부 달라집니다. 수사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리할 때 이 부분을 흘려보내면, 나중에 공소장 변경 단계에서 뒤늦게 다투게 됩니다.

형이 끝이 아닙니다 — 등록·공개·취업제한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징역이나 벌금과 별개로 부수처분이 따라붙습니다. 신상정보 등록, 경우에 따라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대표적입니다.

이 처분들은 법원이 판결에서 함께 정하거나, 유죄 확정에 따라 자동으로 발생합니다. 선고유예나 집행유예를 받아도 전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변론 단계에서 형량뿐 아니라 부수처분의 면제·기간 단축도 함께 주장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또 하나, 성범죄는 2013년 개정으로 친고죄 규정이 없어졌습니다. 고소를 취소하거나 합의가 이뤄져도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서 고려되는 사정이지, 공소제기 자체를 막는 장치가 아닙니다.

조사 전에 정리해 둘 것

첫 조사에서 한 진술은 이후 모든 단계의 기준점이 됩니다. 기억이 흐린 부분을 추측으로 메우면, 나중에 객관 자료와 어긋났을 때 전체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1. 시간 순서대로 이동 경로와 동행자를 적어 둡니다. 결제 내역, 교통카드, 통화기록이 근거가 됩니다.
  2. 당일과 그 전후의 메시지·통화를 원본 그대로 확보합니다. 삭제는 그 자체로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3. CCTV가 있을 만한 장소를 특정합니다. 보존기간이 짧아 요청 시점이 중요합니다.
  4. 음주 상황이라면 마신 양과 시간대, 함께 있던 사람을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5. 적용된 죄명과 가중 사유를 확인하고, 다툴 지점과 인정할 지점을 미리 나눠 둡니다.

형사전문변호사 송블리는 혐의 통보 단계부터 조문 구조와 증거 상태를 함께 점검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해 드립니다. 조사 날짜가 잡혀 있다면 그 전에 사실관계를 한 번 맞춰 보는 것만으로도 대응의 폭이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준강간과 강간은 무엇이 다른가요?

수단이 다릅니다. 강간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상대의 반항을 억압한 경우이고, 준강간은 상대가 이미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것을 이용한 경우입니다. 다만 법정형은 강간죄의 예를 따르므로 처벌 수위 자체는 같은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그래서 다툼의 중심은 형량보다 '상태'와 '이용', 그리고 고의에 모여 있습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는 진술만으로 항거불능이 인정되나요?

그것만으로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음주량과 시간, 당시 대화 내용, 이동과 행동의 일관성, 주변인의 진술 같은 객관 자료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기억이 끊긴 것과 의사결정 능력을 잃은 것은 구분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피의자 측도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성범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 취소나 합의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 않습니다. 처벌불원 의사는 검사의 처분과 법원의 양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정일 뿐입니다. 또한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제한 같은 부수처분은 별도로 따라붙습니다. 합의를 진행하더라도 혐의 자체에 대한 대응은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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