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디지털 범죄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고소, '비방할 목적'이 갈림길

·읽는 데 약 6분 ·형사전문변호사 AI 송블리

게시판에 올린 글 하나, 방송에서 한 발언 한 줄 때문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오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왜"라는 반응부터 나옵니다. 온라인 명예훼손 사건은 내용의 진위만큼이나, 그 글을 왜 올렸는지를 수사기관이 어떻게 읽느냐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온라인에 쓴 글은 왜 별도의 법으로 다뤄지나

같은 내용이라도 술자리에서 말한 것과 커뮤니티에 올린 것은 취급이 다릅니다. 인터넷에 올라간 글은 복제와 확산이 쉽고, 검색으로 계속 남습니다. 이 점 때문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온라인 명예훼손을 별도 조문으로 두고 형법보다 무겁게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고소장에는 블로그 글, 유튜브 영상, 단체 채팅방 메시지, 상품 리뷰, 익명 게시판 댓글까지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기업이나 단체가 자기 명칭을 거론한 게시물을 모아 한 번에 고소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여기에 허위사실 유포라는 표현이 붙으면 조사 강도가 달라집니다.

조사받는 사람 입장에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내가 적은 것이 사실인지 의견인지, 그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 그리고 그 글을 올린 목적이 무엇으로 보이는지입니다. 이 세 축이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적용 조문과 법정형이 달라집니다.

형법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은 어디가 다른가

형법상 명예훼손은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성립합니다. 목적이나 동기는 구성요건이 아닙니다. 반면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라는 요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이 요건이 인정되지 않으면 해당 조문으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구분형법상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수단말, 글, 전파 가능한 모든 방법정보통신망(인터넷, 앱, 메신저 등)
추가 요건없음사람을 비방할 목적
사실 적시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허위사실 적시5년 이하 징역 등7년 이하 징역 등
처벌 의사반의사불벌반의사불벌

주의할 점은 두 조문이 겹칠 때의 처리입니다. 온라인 게시물이라면 통상 정보통신망법이 우선 적용되지만, 비방할 목적이 부정되면 검사가 형법상 명예훼손으로 공소장을 변경하거나 처음부터 예비적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방 목적만 다투면 된다고 생각하다가 다른 축에서 유죄가 나오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비방할 목적'은 실제로 어떻게 판단되나

대법원은 비방할 목적을 가해의 의사나 목적으로 보고, 적시한 사실이 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정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즉 공익성과 비방 목적은 서로 반대 방향에 놓인 저울입니다. 공익적 동기가 뚜렷할수록 비방 목적은 옅어집니다.

수사기관이 실무에서 보는 지표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글의 주된 내용이 공적 사안인지, 개인의 사생활이나 과거사인지
  • 독자층이 누구인지, 불특정 다수인지 관련 있는 소수인지
  • 표현 방식이 사실 전달에 머무는지, 조롱·멸시 표현이 반복되는지
  • 작성 시점과 경위에 다툼·감정 대립이 직접 얽혀 있는지
  • 같은 내용을 여러 채널에 반복 게시했는지, 조회수나 수익과 연결되는지
  • 상대방의 해명을 확인할 기회를 두었는지

내용이 사실이어도 표현이 인신공격으로 채워져 있으면 비방 목적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다소 거친 표현이 섞였더라도 소비자 피해나 조직 내부 문제를 알리려는 맥락이 기록으로 확인되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문장 하나가 아니라 게시물 전체와 전후 사정이 함께 읽힙니다.

조사 단계에서 결과를 바꾸는 자료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경우, 핵심은 '왜 그렇게 믿었는가'를 남아 있는 자료로 보여주는 일입니다. 제보 메시지, 계약서, 진료 기록, 사진, 통화 녹음, 기사 링크처럼 작성 당시 근거가 된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조사에서 설명이 짧아집니다. 기억에 의존한 진술만으로는 확인 노력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게시물을 급히 지우는 선택은 신중해야 합니다. 상대는 이미 캡처를 확보한 경우가 많고, 삭제 사실 자체가 유리하게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원문 전체, 작성 시각, 댓글 흐름을 스스로 보존해 두는 편이 맥락을 설명하는 데 유리합니다. 삭제 여부와 시점은 합의 협상에서 따로 다룰 문제입니다.

피해자 특정 여부도 자주 쟁점이 됩니다. 실명을 쓰지 않았어도 직책, 지역, 사진, 사건 경위로 주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으면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집단 전체를 향한 막연한 표현은 특정성이 부정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첫 진술에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반의사불벌과 재판으로 넘어간 뒤의 선택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입니다. 고소가 없어도 수사는 가능하지만,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공소기각으로 절차가 끝납니다. 게시물 삭제와 정정 게시, 사과문 형식을 함께 조율하는 협상이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기소된 뒤에는 공판준비기일에서 쟁점이 정리됩니다. 어떤 문장을 사실 적시로 볼지, 허위 여부를 다툴지, 비방 목적만 다툴지에 따라 증인과 증거 신청이 달라집니다. 공적 인물이나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에서는 국민참여재판 신청 여부가 검토되기도 하는데, 재판부가 배제 결정을 할 수 있어 사안별 판단이 필요합니다.

한편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 손해배상 청구가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에서 비방 목적이 부정되어도 민사에서는 다른 기준으로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응 전략을 형사 하나만 보고 짜면 나중에 어긋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고소장을 받았든, 글을 올린 뒤 연락이 왔든 지금 필요한 것은 문장 단위로 쟁점을 나눠 보는 작업입니다. 송블리에 게시물 원문과 작성 경위, 받은 통지 내용을 넣어 보시면 어떤 조문이 문제 되는지, 조사에서 무엇부터 정리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실을 그대로 썼는데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됩니다. 우리 법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도 명예훼손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그 내용이 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면 형법상으로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고, 정보통신망법에서는 비방할 목적이 부정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썼는지만큼 왜 썼는지가 중요해집니다.

단체 채팅방이나 1대1 메시지도 공연성이 인정되나요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인원이 적은 방이나 개인 메시지라도 받은 사람이 퍼뜨릴 만한 관계였는지, 비밀 유지를 기대할 수 있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반대로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공연성이 부정되기도 합니다.

글을 삭제하고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1심 선고 전까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절차가 종결됩니다. 다만 삭제만으로 자동 종결되지는 않고, 처벌불원 의사가 서면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합의서에는 삭제 범위, 재게시 금지, 민사 청구 포기 여부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뒤탈이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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